구글에서 눈에 띄는 기사를 발견했다. '은퇴자들에게 추천하는 美 ETF 3종'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어떤 ETF이길래 은퇴자들에게 추천을 하는 것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은퇴자들에게 추천'한다는 제목을 보면 이 기사에서 추천할 ETF의 특징을 대략 추정해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은퇴자들에게 알맞은 ETF가 되기 위한 조건 |
1. 변동성이 적어야 한다. |
2. 배당률이 높아야 한다. |
3. 현금 흐름이 중요하므로 월배당 또는 적어도 분기배당이여야 한다. |
기사 본문을 보면 미국 인터넷 투자매체인 더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이라는 투자자문 회사가 추천한 ETF라고 하는데 어떤 ETF일지 궁금해서 알아봤다. 정말 은퇴자들에게 추천할만한 ETF일까?
※모틀리 풀은 1993년에 설립된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에 본사를 둔 금융 및 투자 자문 회사다.
↓은퇴자 추천 ETF에 관한 한경 기사 원문
은퇴자들에게 추천하는 ETF 3종 IQDE, DIV, DEEP 정말 추천할만할까?
IQDE, DIV, DEEP 모두 배당률은 4%가 넘는 고배당 주식이라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미래애셋을 제외한 다머지 두 운용사는 블로그에서 언급한적이 없는 나에게는 꽤나 생소한 운용사였다. 다만 Northern Trust의 경우에는 전세계 자산운용사 운용 규모 18위로 QQQ로 유명한 Invesco보다 5단계나 순위가 높은 생각보다 규모 있는 운용사였다.
3가지 ETF 모두 배당률이 높은 대신에 연보수(수수료)도 꽤나 높은 편이다. 과연 어떤 종목들을 담고 있을지 살펴보자.
각각 ETF의 보유 종목에 대한 특징을 줄글로 언급하기보다는 표로 정리하는 것이 보기편해서 표로 정리해봤다.
티커 | IQDE | DIV | DEEP | ||||
특징 | 2. 섹터 및 종목 분산투자 | 3. 상위 10개 종목 집중도 33%로 셋 중 가장 높음 | 3. 개별 종목 보유 1.3%미만 | ||||
추가 설명 | 금융, 기술, 비기호소비재, 기호소비재, 헬스케어 | 미국의 금융, 필수소비재, 에너지, 유틸 섹터에 집중됨 | 셋 중에 가장 분산투자 돼 있음 |
공통되는 특징으로는 섹터에 비중이 편향돼 있을 수는 있으나 개별 종목에 대한 보유비중은 극히 낮다는 점이다. 은퇴자를 위한 ETF로 소개된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최대한 분산투자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의도는 알겠는데 은퇴자를 위한 ETF가 될 자격이 있는지 검증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가 남아있다. 바로 백테스트다. 과연 백테스트 결과에도 그들이 의도한 포트폴리오의 목적이 그대로 반영됐을까. S&P500 지수와 비교해서 백테스트를 진행해봤다.
백테스트 IQDE vs DIV vs DEEP
2015년부터 2021년까지의 백테스트 결과다. 배당(분배금)이 많이 나오는 ETF이기 때문에 나온 배당금은 모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백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백테스트 결과가 그리 좋지 않다. S&P500이 아름다운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데 반해 나머지 ETF들은 코로나 사태 후의 하락을 잘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포트폴리오 구성은 저변동을 목적으로 구성됐으나 백테스트 결과로는 최대 낙폭이 S&P500 지수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온다. IQDE의 경우에만 변동성지수(Stdev)가 S&P500 보다 낮게 나왔다. 즉 IQDE를 제외한 나머지 ETF들은 변동성 및 최대 낙폭 모두 S&P500 에 비해 뒤쳐진다.
순수하게 배당금 지급만 봤을 때는 DIV가 가장 많은 배당을 지급한다. 다만 DEEP의 경우 배당금이 점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백테스트가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백테스트 결과를 놓고볼 때 과연 은퇴자들에게 추천할만한 ETF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긴한다.
결론 : 은퇴자를 위한 ETF가 될 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3가지 ETF모두 은퇴자를 위한 ETF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백테스트 결과상으로는 그나마 변동성이 가장 적고 꾸준히 배당을 지급해온 IQDE가 은퇴자에게 적합한 ETF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3가지 ETF 모두 코로나 사태 때의 저점을 잘 노려서 투자하고 오래 보유한다면 원금 손실이 없이 높은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받을 수 있었겠지만 그게 가능한 사람이라면 굳이 이 ETF들을 매수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미국의 투자 자문사에서 은퇴자를 위한 추천 ETF라고 소개되긴 했지만 내가 은퇴자라면 위와같은 백테스트 결과를 보고도 내 은퇴자금을 투자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스마트해 보이는 금융 전문가나 애널리스트들이 추천하는 모든 종목이 좋은 종목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직접 공부하고 확인하고 난 뒤 확신이 들었을 때 투자해도 결코 늦지 않다.
※이 글은 종목 추천글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는 본인의 판단하에 신중하게 결정해주세요. 모두의 경제적 자유를 응원합니다.
'자본주의 바라보기 > ETF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TF 이야기 - ETF 1주만 매수하면 올웨더를 알아서 운용해준다? ETF 'RPAR' (0) | 2021.01.11 |
---|---|
ETF 이야기 - 미국 성장주 ETF의 대장 'VUG'(Feat. CRSP 지수란?) (0) | 2021.01.08 |
ETF 이야기 - 향후 나스닥에서 두각을 드러낼 종목은 무엇이 있을까? 'QQQJ' (0) | 2021.01.06 |
ETF 이야기 - S&P500을 뛰어넘는 전세계 로봇,인공지능 ETF 'BOTZ' ( Feat. IQM) (0) | 2021.01.05 |
ETF 이야기 - 고배당 우선주 ETF First Trust의 'FPE'(Feat, 채권, PFF, PGX ) (0) | 2020.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