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핫한 ETF가 있다. 상장 첫날에만 2억8000만달러, 한국돈으로 약 3200억원을 끌어모은 'BUZZ'라는 ETF다. 'BUZZ'는 본래 '윙윙거리다'라는 뜻을 가진 영어단어다. 이 ETF가 인터넷 상에서 사람들의 긍정적인 코멘트를 많이 받은 주식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왜 이름이 'BUZZ'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앙드레코스톨라니의 '투자는 심리게임이다'라는 책 제목처럼 투자 심리에 투자하는 ETF다.
사실 'BUZZ'라는 ETF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는 신박한 투자아이디어 말고 또 하나가 더 있다. 최근 게임스톱 사태를 이끌었던 유명한 대장개미 중 한 명인 '데이브 포트노이(Dave Portnoy)'가 BUZZ ETF에 무조건 투자해야한다는 영상을 만들어 트위터에 올렸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BUZZ ETF에 대한 트윗을 올리고 있는데 여전히 BUZZ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고는 있으나 '나는 금융전문가가 아니고 주식이 오르고 내림에 대한 어떤 증거도 없으며. 나를 믿지말라'는 내용으로 뭔가 한 발 빼는(?)듯한 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전에 '자신이 워런버핏 보다 뛰어난 투자자다'라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말하고다닌 것치고는 다소 겸손(?)해진 듯한 트위터인 것 같다. 스포츠 도박 사이트의 창업자답게 뭔가 톡톡튀고 사람들의 이목을 잘 끌줄 아는 것 같기는 하다.
어쨌든 나는 공부하는 투자자이고 또 이런 신박한 아이디어로 투자하는 ETF에 대해 궁금해하는 편이기 때문에 오늘은 'BUZZ'에 대해서 공부해봤다.
투자심리점수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ETF 'BUZZ'
출시일이 3월2일이다. 글 작성일 기준으로 10일밖에 되지 않은 ETF다. 그럼에도 일평균 거래량이 한화기준 약 1500억이 넘는다. 온라인 상에서 긍정적인 멘트나 기사를 기준으로 투자한다는데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BUZZ는 온라인에서 투자자의 심리를 반영하려고 합니다. 소셜 미디어, 뉴스 기사 및 블로그 게시물을 비롯한 관련 온라인 소스에서 미국 대기업 및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관련 언급을 찾습니다. 독점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특정 시가 총액 및 유동성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적격 기업은 인터넷에서 긍정적인 심리 정도와 토론 범위를 나타내는 '인사이트'에 따라 점수를 매기고 순위를 매 깁니다. 이 스코어링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BUZZ는 가장 긍정적인 투자자 감정을 가진 75개 기업의 집중 포트폴리오를 큐레이팅합니다. 보유종목은 단일 구성 종목 가중치가 3 %로 제한되는 독점적인 채점 모델을 사용하여 가중치가 부여됩니다. 지수는 매월 재구성되고 재조정됩니다.
출처 : ETF.com
오역 및 의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ETF.com을 통해서 살펴보면 AI가 SNS나 기사에서 언급되는 코멘트들을 분석해서 긍정적인 의견을 갖는 기업 75개를 추출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 종목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단일 종목 가중치는 3%로 제한된다. 대강 감은 오는데 그래도 뭔가 부족한 감이 있어서 VanEck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자료를 좀더 찾아봤다.
그 결과 BUZZ는 대략 아래의 기준을 가지고 투자한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1. 24시간 AI가 CNN, 트위터, 포츈, 레딧, 야후 파이낸스와 같은 언론매체와 SNS그리고 투자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기사와 글들을 수집하여 분석한다. |
2. 대략 1500만개 정도되는 글을 분석하고 이에 점수를 부여한다. |
3. 점수 기준은 빈도가 높을수록, 긍정적인 단어와 함께 쓰일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
4. 시가총액 50억 달러미만(약 5조원) 기업은 제외한다. |
5. 최근 3개월동안 일평균 거래대금이 100만달러(약 10억원) 미만인 종목은 제외한다. |
6. 아무리 점수가 높더라도 비중은 3% 내외로 조절한다. |
※BUZZ에 대한 더 상세한 설명과 동영상 설명 자료를 보고싶다면 아래 URL을 통해서 확인해주세요.
www.vaneck.com/education/investment-ideas/join-the-swarm
위 기준들을 살펴보면 단기적인 투자심리보다는 꾸준히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최소 중소기업 이상정도의 규모를 가진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의도를 가지고 투자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살짝 의심이 가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는 생각이 든다. 단점으로는 온라인상의 코멘트를 수집해서 투자하기 때문에 아무리 다양한 기사와 글들을 수집한다고 해도 수집하는 풀(Pool)자체의 신뢰도나 편향성을 완전히 필터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럼 이런 기준으로 추출된 포트폴리오는 어떨지 확인해보자.
보유 주식의 국가 비중은 역시 미국이 가장높다. 애초에 정보수집 풀이 모두 미국 매체와 커뮤니티, SNS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섹터에는 정보기술, 임의소비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산업, 헬스케어가 상위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2021년 3월11일 기준 보유 종목을 살펴보면 비중 1위가 드래프트킹스(온라인 스포츠 베팅 회사), 2위가 포드, 3위가 페이스북이다. ETF.com에 공개된 포트폴리오가 몇일자 기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드래프트킹스'의 보유비중 순위가 상당히 올라와 있는 모습이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출시된지 10일밖에 안돼서 MTS 화면을 가져와봤다. ETF 출시 후 2~3일간은 엄청난 변동성과 함께 다소 불안한 주가흐름을 보여줬지만 지금까지는 그래도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결론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주제로 투자하는 ETF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투자의 기준이 되는 대상이 처음부터 지나치게 편향될 수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자체적으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규모, 거래량, 분산투자와 같은 기준을 잡고 있기는 하지만 한계점이 있어보인다. 새로운 ETF에 관심이 있고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한번쯤 투자해봐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큰 금액을 베팅하기에는 다소 리스크가 높아보인다.
장점 | 단점 |
현재 온라인상에서 긍정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주식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 특정 커뮤니티와 SNS가 갖고있는 주식에 대한 편향성을 제거하기가 어렵다. |
중대형 기업에 투자하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 투자심리는 급격하게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클 확률이 높다. |
3%라는 비중 제한을 둠으로써 특정 주식에 지나치게 쏠릴 수 있는 심리투자의 단점을 최소화 했다. | 수집 데이터 풀(POOL)이 미국 커뮤니티위주이기 때문에 미국편향적인 의견에 매몰될 수 밖에없다. |
개인적으로는 이 ETF에 직접 투자하기 보다는 해당 ETF에 어떤 기업들이 어떤 비중으로 포함되는지 지켜보면서 온라인상의 미국 주식 투자 트렌드를 가늠해보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 같다.
※ 이 글은 투자 추천 글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모두 성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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