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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생각

초간단 단편소설 '비광 속 그 남자. 오노도후.'

by BUlLTerri 2018.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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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 속 비광.

비광 속 우산을 든 그 남자는 오노 도후라는 뛰어난 서예가다.

그는 그 옆에 함께 그려진 '개구리'를 보고 영감을 받아 뛰어난 서예가가 됐다고 한다. 

 




'비광 속 그 남자. 오노도후' 작품 설명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유명한 책에서 소개하는 개선의 원칙은 다음의 네 가지 이다. "단편소설 설명을 하겠다고 해놓고 뜬금 없이 다른 책에서 나오는 원칙을 왜 설명하는 거지?"하고 의아해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비교에 관한 소설을 써봐야겠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설명해 보려고 한다.


1. 유일한 관련 척도는 당신이다. 당신은 오늘 개선이 필요한 무언가를 개선하기 위해 크든 작든 무엇인가를 했는가?

2. 성과보다는 통달을 목표로한다. 어떤 일에 있어서 당신이 될 수 있는 최상이 되라. (남보다 '더 나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3. 당신을 남과 비교하는 것을 자제하라. 특히 당신의 분야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람들과의 비교를 삼가라. 

4. 당신에 대해 남이 하는 말을 지나치게 신뢰하지 말라. 


칭찬할 때 감사하다고 말하고 웃고는 물어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재능이나 능력을 절대로 칭찬하지 말라. 당신 자신에게도 말고 자녀에게도 말라. 그 대신 과정을 칭찬하라. 개선과 습관과 성장과 노력을 칭찬하라.


 이 네 가지 중 내가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세 번째 원칙이다. "당신을 남과 비교하는 것을 자제하라. 특히, 당신의 분야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람들과의 비교를 삼가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다양한 소셜 매체를 통해서 우리는 끊임 없이 남과 우리를 비교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얻는 것은 상대적 박탈감이 전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는 결코 우리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어떤 분야든, 내가 어느 정도의 레벨인지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심지어 상위 10%로 안에 드는 수준이라고 해도 말이다. 내가 상위 10%에 속한다고 해도 당연히 상위 1%와 비교할 것이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찾고 이를 긍정적인 발전의 방향으로 이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사실상 이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그들보다 부족한 이유를 찾아내기에 바쁘다. 나보다 나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환경, 그들의 타고난 조건들을 어떻게 해서든 찾아내 나는 그렇게 될 수 없다고 위안 아닌 위안을 한다. 

 비교하지마라. 말은 참 쉽다. 세상은 우리에게 타인과 비교할 것을 조장한다. 행복은 타인보다 나은 '어떤 것'을 내가 소유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대중매체는 우리들에게 사실상 불필요한 욕구들을 끊임없이 자극하며 돈을 번다. "저렇게 날씬해져야 예쁜 것이다. 이정도 수준의 복근은 장착해야 여자들이 좋아한다." 행복의 공식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애초에 달성할 수 없는 욕구들을 자극한다. 대중들의 불안감, 우울감을 이용해 돈을 번다.

 나는 명절이면 누구나 하는 '화투'와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TV'를 통해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과 절망감을 표현해보고자 했다. 



비광 속 그남자. 오노도후 


 30대 중반의 나는 평범한 직장에 다니는 노총각이다. 나도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오늘은 오랜만에 가족이 모두 모이는 날이다. 분명 "결혼은 언제할래"라는 핀잔을 들을게 분명하다. 그래도 오랜만에 가족 모두가 모이는 자리인 만큼 참석하기로 한다. 일을 일찍 끝내고 서둘러 집으로 간다. 모두가 모여 과일도 먹고 TV도 시청한다. 그때다. 아니나 다를까 "결혼은 언제할거야?, 여자친구는 있니?"라는 잔소리가 시작된다. 나는 잔소리가 듣기 싫어 다짜고짜 고스톱이나 한판 치자고 제안을 했다. 인터넷 맞고로 실력을 다진 나는 순조롭게 점수를 획득한다. 광 하나만 나오면 삼광 3점으로 승리가 확실시 되는 순간에 아쉽게도 비광이 나온다. 그때 문득 화투 속 우산을 든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화투 속 남자의 이름은 오노도후다. 서예가였던 그는 서예의 진척이 없자 아예 붓을 꺾어버리고 비가 오는 날 산책을 나갔다고 한다. 오노도후는 우산을 쓰고 여기저기 터덜터덜 돌아다니다가 버드나무 밑에 있는 개구리를 발견한다. 개구리는 버드나무 가지 위로 올라가기 위해 몇번의 실패를 거듭하며 뛰고 있었다. 마침내 개구리는 버드나무 가지 위로 올라가는데 성공한다. 그 모습을 지켜본 오노도후는 마음을 고쳐먹고 서예에 매진해 후에 뛰어난 서예가가 되었다고 한다. 버드나무 가지에 오르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개구리에게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이다. "어서 안치고 뭐해?" 화투 패를 멍하니 보고 있던 나는 아버지의 소리에 다시 고스톱을 치기 시작한다. 비광 때문에 3점 획득에 실패한 나는 천원을 잃고 멍하니 TV를 바라본다. 

 TV속  연예인들이 보인다. 멋진 외모와 몸매를 뽐내며 춤과 노래를 뽐내고 있다. 하나같이 배에는 복근이 선명하게 보인다. 카메라를 향해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보낸다. 마치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문득 겹겹이 겹쳐있는 내 배가 보인다. "나도 헬스도 다니고 좀 꾸미면 멋있어질 수 있을까? 그럼 결혼도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던 찰나. 고스톱을 치던 아버지가 소리치신다. "애이!, 비광이잖아!". 화투 속 작은 개구리가 보인다. 어쩌면 나는 저 개구리일지도 모르겠다. TV 속 멋진 외모의 연예인들이 바둥바둥거리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개구리는 결코 오노도후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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