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만의 생각

진심으로 손님을 접대한다. '오모테나시와 엽기적인 살인사건'

by BUlLTerri 2018. 6. 11.
반응형


오모테나시란? お持て成し(おもてなし, 오모테나시)


진심으로 손님을 접대한다는 뜻을 담은 일본어. 

오랫동안 일본은 ‘서비스 천국’이었다. ‘천국’을 넘어 ‘서비스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한경 경제용어사전,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


대접; 환대(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IOC 총회에서, 손님에 대한 일본인의 환대를 표현하는 단어로 소개됨).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를 위한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탤런트 겸 프리랜서 아나운서인 滝川クリステル가 손동작을 섞어 가며 한 음 한 음 끊어서 말했으며, 일본의 올림픽 유치 성공에 기여한 단어로 화제가 됨.

-네이버 검색 참조-



 내가 최근에 읽었던 추스잉의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이라는 책에서도 소개되는 '오모테나시'라는 개념이 있다. 저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오모테나시에 대해 설명한다. 츄스잉이 얘기했던 오모테나시에 관한 경험은 이렇다. 우연이 들렀던 음식 점에서 TV를 보기위해 TV쪽을 힐끔거리자 자신을 지켜보고 있던 점원이 TV를 자신쪽으로 조용히 돌려줬다는 것이다. 또 오모테나시를 대표하는 사례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다다미'사례다. 제대로된 손님 접대를 위해 일본인들은 다다미를 닦을 때 다다미 결을 맞춰서 걸레질을 하고 걸레질을 편하게 하기위해 절대로 제멋대로 걸레질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여러 사례들을 살펴보았을 때 '오모테나시'는 방문해준 손님을 위해 그야말로 온 마음을 다해 사소한것 하나에도 최선을 다한는 일본의 접객 정신을 뜻하는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 여행을 자주 가는 편이다. 언어적인 편리함, 지리적 가까움, 다양한 관광거리, 서비스, 비교적 저렴한 비용 등이 그 이유다. 이외에 또 한가지 중요한 이유를 덧붙이자면 유럽이나 미국 등지를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인종차별적인 불편함이 전혀 없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반면, 전범국으로서 한국에 끼친 피해와 역사적 만행에 대해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고 덮어두려는 일본의 행위로 인해 일본 여행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민간의 활동과 정부와 국가차원의 활동은 별개로 바라봐야하며 그와는 별도로 개인간의 문화적, 인간적 교류는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일본 국민들이 한국과 일본간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교육시키고 있다. 때문에 일본이 한국에 자행했던 사실들에 대해 잘 모르는 국민들이 대부분이며 그들은 한국사람들이 일본에 반감을 갖는 이유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일본 여행을 갈때마다 자주 듣는 질문은 '일본을 좋아하나요?'다. 그들도 한국사람들이 자신들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그 자세한 내막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해소시킬 수 있는 것이 문화와 민간의 교류라고 본다.  

 다시 내가 이번 글에서 하고자 했던 얘기로 돌아가자면, 글 서두에서부터 소개했던 일본의 접객 정신이다. 확실히 그들의 서비스는 다르다. 편의점, 음식점을 방문해봐도 어떤 메뉴얼이 있는 것처럼 한결같이 친절하고 한결같이 고정된 멘트를 한다. 이런 접객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일본인들이 속으로는 욕을하면서 겉으로는 항상 웃고 친절하게 대한다며 겉과 속이 다른 그들을 보면 소름이 끼치기까지 한다고 한다. 나 또한 그들의 친절함을 보고 받은 만큼은 확실히 일한다는 좋은 인상을 받기도 했지만 반면에 무엇인가에 억눌려 있고 경직돼 있다는 인생을 받기도 했다. 

 최근 일본 신칸센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으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신칸센 열차 내에서 이러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6월에도 한 남성이 차내에서 가솔린으로 분신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다. 신칸센이외에도 유독 일본에서는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사건들이 자주 일어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입에 담기 힘든 끔찍한 살인사건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일본의 경우가 좀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오모테나시'에 대해서 얘기하다가 갑자기 이런 끔찍한 사건에 대해서 얘기하는 이유는 일본의 경직되고 억압된 문화가 이러한 사건들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감정노동'이라는 단어가 없다고 한다.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이라도 부당한 대우나 불쾌한 경험을 하면 그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모테나시'정신으로 무장한 일본의 경우는 다르다. 일본 여행을 통해 경험해본 서비스 접객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묘사해보자면 이렇다. 그들의 서비스를 받을 때면 '행복의 나라'라는 가상 현실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친절하고 해복한 미소를 지어주는 게임 속 상점의 NPC 들이 나에게 서비스를 해주는 느낌이랄까. 

 일본과 우리나라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 일본의 이지매, 엽기적 범죄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왕따와, 분노에 가득한 분노범죄들이 떠오른다. 급격한 경제와 문화발달로 한국은 특히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 속에서 남성과, 여성과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오모테나시 정신으로 상대방을 위해 온힘을 다하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서로 다름을 유연하고 너그럽게 인정해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사전적 의미는 그렇지 않겠지만 '오모테나시'의 반대 급부에는 한국의 '정'이라는 문화가 있다고 본다. 일본처럼 매뉴얼을 정확히 지키는 완벽한 서비스와 접객은 없을지라도 열린 마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이웃을 사랑하는 문화가 '정'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의미가 퇴색해버린, 유행지난 '정'이라는 단어가 최근들어 더욱 간절해지는 요즘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