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다원에서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고 기차표도 내일로 미뤘겠다, 우린 남은 시간동안 익산 투어를 하기로 했다. 그 중에 단장님이 아주 좋은 곳이 있다며 데려간 곳이 바로 이 "고스락"이란 곳이다. 정감있는 이름을 가진 이 곳은 전통장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곳으로, 최근에 방영했던 <더킹 : 영원의 군주> 드라마 촬영지라고도 했다. 사실 우리 넷 다 드라마를 잘 안봐서 어느 장면에서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여튼 드라마 촬영을 할 정도로 예쁘거나 특색있는 곳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고스락의 의미 (고스락 홈페이지 소개글 발췌)
고스락은 ‘으뜸’, ‘최고’를 뜻하는 순수 우리말 옛글입니다. 3만여평 장독정원에서 4,000여개의 전통 옹기를 이용하여 100% 우리땅에서 자란 유기농 인증을 받은 원료만을 사용하여 자연발효 숙성시킨 최고급 유기농 전통 식품을 제조하고 있으며 영농조합법인 다송리사람들은 2011년 돌나라인증코리아로부터 유기가공식품인증(2-8-161)을 획득, 엄격한 품질관리시스템에 의하여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유기 장류를 생산하고 있으며, 발효식품 메카로 거듭나기 위하여 연구,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날은 하루종일 비가 왔는데, 왕궁다원에 있을 때 잠시 소강상태였던 비가 고스락에 도착하니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풍경이 예쁜 곳이라길래 야외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었는데 또 비가 오다니...아쉬웠지만 우쩔수 없지 ( ˃̣̣̥᷄⌓˂̣̣̥᷅ )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고스락까지 걸어 올라갔다.
고스락
전북 익산시 함열읍 익산대로 1424-14
· 영업시간 : 평일 10:00 - 18:00 (월~토), 일요일 11:00 - 18:00
· 카페 메뉴 : 커피류 5~7천원, 건강 수제차 7천원, 천연 건강초 음료 6천5백원~7천5백원
· 특징 : 3만여평의 부지에 가득한 항아리!(그래서인지 애완견, 킥보드, 자전거는 출입금지)
초록 녹지를 보며 힐링타임 보내기 딱 좋은 정원 카페에서 천연 건강초 음료를 꼭 먹어보길 추천!
정원 카페 안에서 전통 발효장 및 식초 등도 판매하며 선물용으로 구매하기도 좋다.
흔히 보기 어려운 토굴 숙성실도 꼭 구경해보자!
주차장에서 고스락까지 약간의 아스팔트 오르막 길을 걸어 올라가면, 초록초록한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사실 차에서 내릴때만 해도 이런 풍경이 펼쳐질 꺼라곤 전혀 기대 안했는데, 짝꿍이 눈 앞 풍경을 보자마자 너무 예쁘다며 엄청나게 좋아했다. 총 3만평 부지라고 하니 도심에서는 흔히 볼 수 없을 규모의 정~말 넓은 공간인데, 잔디랑 나무들이 아주 잘 가꾸어져 있는 개방감 있게 탁 펼쳐진 공간을 보니 나 역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우리는 고스락의 메인 건물부터 들어가 보기로 했다. 메인 건물엔 정원 카페, 체험 공간, 그리고 토굴 숙성실이 있었다. 토굴 숙성실이라니!! 내부가 무척 궁금했는데 별도의 관람시간이 있거나 관리자 허가 등이 필요없이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했다. 심지어 무료였음!
토굴 숙성실에 들어가니 난생 처음 맡아보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머랄까....약간 습습하면서 쾌쾌하면서 짠내와 발효취가 느껴지는 그럼 냄새였다. 아마 숙성되고 있는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이 뿜어내는 냄새렸다! (아무튼 냄새는 썩 좋지 않았다. •᷄ɞ•᷅ ) 커다란 항아리에서 숙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니, 보는 나도 이렇게 뿌듯한데 여기 주인장은 얼마나 뿌듯할까 싶었다. 보기만 해도 배부를 듯! 한편으론 우리같은 사람들이 많이 들락날락해서 숙성이 잘 되려나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토굴숙성실에서 나와 우린 항아리 정원으로 향했다. 항아리정원(장독정원)이라는 별칭처럼 곳곳에 항아리들이 정말 많았다. 비가 계속 오는데 잔디밭을 걸으려니 진흙탕에 빠져 신발과 발은 엉망진창, 바지까지 진흙이 튀어 그야말로 난리가 났지만, 그 모습을 보며 서로 배꼽이 빠져라 웃고 떠들고ㅋㅋ 이것 또한 나름 추억이었다.
항아리 정원엔 약 4000여개의 항아리들이 모여 있다고 했다. 곳곳에 있는 스피커에서 클래식 음악이 흘러 나왔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빗소리도 들으며, 잔디밭길을 걸으니 그야말로 힐링의 시간이 따로 없었다.
넓은 정원을 따라 쭉 걷다보면 "전망대 가는길"의 팻말이 보였다. 우린 고스락 전망대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장을 담지 못하는 항아리에 그림을 그려놓은, 예술감각 뽐내는 예쁜 항아리들도 보고, 솟대도 보면서 곳곳에 놓인 이정표를 따라 전망대까지 걸어갔다. 가는 길에 일제 강점기에 총을 맞은 항아리라는, 역사를 간직한 항아리도 볼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우린 다시 카페로 돌아왔다. 멈췄다 내렸다 하던 비는 카페에 자리잡고 앉으니 미친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계속 밖에 있었다면 하마터면 큰일날뻔 했더랬다. ㄷㄷㄷ
카페에서 자리를 잡고 단장님이 추천한 천연 건강초 음료를 시켰다. 초 음료이면 맛이 시큼할 꺼 같아 평소에 따뜻한 걸 즐겨마시는 짝꿍도 자연스레 아이스로 시켰다. 우린 네 명이니까 다양하게 맛볼 수 있게 익숙한 맛인 매실초를 제외하고 자연발효 솔잎초(7,500원), 모과초(7,500원), 오디초(7,500원), 오미자초(7,500원) 총 네 잔을 주문했다.
나오자마자 한입 맛보니, 새콤&시큼한 톡쏘는 맛이 느껴졌다. (ᗒ_ᗕ) 한 때 유행했던 홍초의 맛이다! 그런데 신기한 게 먹으면 먹을수록 너무 맛있는거다. 새콤한 톡쏘는 맛이 지나가면, 달콤함이 느껴지고, 달콤함이 지나가면 마지막에 혀 끝에 은은하게 재료의 향이 느껴지는 그야말로 고급스러운 맛이었다. 내가 고른건 솔잎초였는데, 이상하게 먹으면 먹을수록 입안이 상쾌해졌고 갈증도 해소되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이 시킨 음료도 한 입 씩 맛 보았는데, 맛의 강도(새콤함, 톡쏘는 맛, 향 등)는 오미자초 > 솔잎초 > 오디초 > 모과초 순이었다. 뒤로 갈수록 톡쏘는 맛이 덜했고 향도 은은해 졌다. 오미자초는 좀 더 시큼새큼 했으며, 솔잎초는 솔잎 특유의 향이 강했다. 오디초는 대체적으로 다 무난무난했고, 모과초는 톡쏘는 맛도 가장 약했고, 향도 가장 은은하게 느껴졌다. 암튼 이 건강초 라는 것이 짝꿍 마음에 쏘옥 들어서 짝꿍이 건강초 재료를 집에 사가고 싶어했다. 그래서 음료를 먹다말고 카페 한 켠에 마련된 전시장을 구경갔다.
카페 한 켠엔 고스락에서 만든 장, 식초, 간장 등을 전시 및 판매하는 전시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다만 양파식초, 사과식초,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은 다 있는데 짝꿍이 찾고 있던 모과 건강초는 없었다.ㄷㄷㄷ 직원분께 문의하니 건강초는 그 자체로는 따로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건강초의 베이스가 되는 유기농 자미향(흑미) 식초를 판매하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자미향 식초라도 사갈까 고민하다가 엉뚱하게도 양파 식초를 구입해 버렸다! 양파 식초에 쓰인 효능을 보니 부모님이 드시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양파식초의 효능
양파즙보다 자연 발효시킨 양파식초가 200% 효과적으로 드시는 방법입니다.
매일 먹으면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는 양파. 항암효과,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예방,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과 있다고 한다.
점원분께 이야기하면 각 종 식초들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고, 시음도 가능했다.
우리는 양파식초를 구입하고 난 후 양파 식초를 어떻게 섭취하면 되는 지 문의했고(물과 양파식초를 7배 정도 희석하여 먹으면 된다고 했다) 내친 김에 시음까지 해봤다. 양파 식초라서 맛이 엄청 이상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양파 과자 맛이 나는 거 아니겠는가! ˳⚆ɞ⚆˳ 띠용. 식초라서 엄청 시큼할 줄 알았는데 과자라니 좀 황당했지만ㅋㅋ 먹고나서 짝꿍에게 양파 과자맛 같다고 말하니 짝꿍도 그렇다고 했다. ㅋㅋㅋㅋ 정말 신기하게 정말로 아주 진하게 농축한 양파 과자 맛이 났다.
참고로, 고스락에서 만든 제품들은 온라인(고스락 홈페이지)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고스락에서 사온 양파식초를 부모님께 선물로 드렸는데, 잘 드시면 온라인에서 또 주문해드릴 생각이다.
이렇게 오늘 하루 익산투어(라고 쓰고 고스락 투어라 읽는다)를 마쳤다. 오늘은 우리들끼리 왔지만 다음번에 부모님을 모시고 꼭 와보고 싶은 곳이다. 장독대와 항아리, 잘 꾸며진 정원, 토굴 숙성한 장, 건강 음료 등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다 있는 어른들의 놀이동산 같은 곳이었다. 물론 젊은(강조!) 우리도 이곳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다음번에 전주를 방문한다면, 익산도 꼭 들려 왕궁다원과 고스락은 반드시 재방문할 예정이다. 겨울에 왕궁다원을 다시 한번 가기로 다짐했는데, 고스락도 꼭 겨울에 다시 와 볼 생각이다.
※고스락 홈페이지 주소 : xn--299a84ry2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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