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 서울/금호동 | 40년 전통의 순대국 맛집 금호동순대국

요즘 코로나 확산으로 재택근무 중이라 매일 집밥으로 하루를 연명하는데, 냉장고를 열어봐도 도저히 먹을것이 없는거다. 요리엔 영 소질없는(미안 짝꿍 ( ͝° ͜ʖ͡°)ㅋㅋ ) 짝꿍 대신 매일 내가 요리를 하고 있는데, 오늘만큼은 도무지 해먹일 음식이 생각나질 않았다.

 

TV에 나온 음식에 곧 잘 꽂히는 나는, "서울촌놈"이란 프로그램에 나온 순대국밥을 보고 순대국밥이 급 먹고 싶어졌다. 가급적 집 밖에 안 나가려고 했지만 3일 내내 집에만 있었더니 온 몸이 근질거렸고 보다 못한 짝꿍이 오늘 점심은 밖에나가 순대국밥을 사먹자고 했다! 얏호  ٩(･ิᴗ･ิ๑)۶  3일만의 외식이다!

 

맛있는 순대국밥 집이 어디에 있을까 검색하다가 이왕이면 도보로 갈 수 있는 순대국밥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몇 군데 후보 중에 40년 이상된 순대국밥집이 있다길래 이 곳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바로 "금호동순대국"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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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동순대국

서울특별시 성동구 금호동2가 435

 

. 메뉴 : 순대(5천원), 순대국밥(6천원), 따로국밥(7천원), 머리고기(소 8천원), 순대전골 등

. 특징 : 신금호역 도보 1분거리, 금호동 유명 로컬(?) 맛집, 저렴한 가격, 잡내 없이 깔끔한 맛!

 

 

금호동 순대국 전경 / 나름 오픈 키친이다.

매장 안엔 총 9개의 테이블이 있었다.

 

짝꿍과 손을 잡고 쫄레쫄레 금호동순대국집을 찾아갔다. 점심 무렵인데 우리가 첫 손님인 듯 했다. 으잉? 로컬 맛집이라길래 사람이 엄청 북적거릴 줄 알았는데 손님이 없어서 약간 의외였다. 코로나 때문에 다들 외식을 안하는 모양이다.

 

들어가자마자 주인 아주머니께서 방문객 명단 작성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셔서, 이름과 연락처를 쓰려고 하니 네이버 체크인도 가능하다고 알려 주셨다. 네이버 체크인은 처음이라 어떻게 하는건 지 몰라 버벅대고 있으니,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그래서 뜬금없지만 여기에 네이버 체크인 방법 공유! ㅋㅋ

 

네이버 체크인 방법
- 네이버 어플로 들어가서 좌측 상단의 "전체메뉴" 클릭 > 전체메뉴에서 우측 상단의 "QR체크인" 클릭 > 집합시설 출입을 위한 QR 체크인 개인정보 동의 > 핸드폰 본인인증 > 체크인용 QR 생성 완료!
- QR코드가 생성되면 이 코드를 주인 아주머니께 보여드리면 끝!

 

세상 참 좋아졌다고 느껴지는 한편, 이렇게 오늘도 내 개인정보(방문기록 등등)가 어딘가에 수집되는구나 생각하니 조금 오싹한 기분도 들었다.  (｡ŏ﹏ŏ)｡ ㅋㅋ

 

자리를 잡고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니 보통의 순대국집이 그러하듯 메뉴가 참으로 단촐했다. 순대국, 따로국밥, 순대, 술국, 순대전골, 머리고기 딱 6개의 메뉴! 그 중에서 우리는 첫 방문이기도 했고 대표 메뉴인 순대국밥(6천원)을 주문했다. 항상 느끼지만 신금호역 근처의 오래된 로컬 음식점들은 가격이 참 저렴한 편이다. 지난번에 조명사러 논현 쪽에 갔을 때 순대국밥 한 그릇에 8천원에 먹었던 거 같은뎅...

 

금호동순대국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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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반찬 - 깍두기, 배추김치, 새우젓

 

자리에 앉고 메뉴를 주문하자마자 반찬을 내다 주셨다. 깍두기, 배추김치, 새우젓이 기본 반찬인데 여기서 뽀인트는 밥공기에 깍두기를 가득 담아주신다는 거다.ㅎㅎ 짝꿍과 둘 뿐인데 나온 김치 양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함께 주신 새우젓도 양이 엄청 많았다.

 

반찬이 나오고 얼마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곧바로 순대국밥이 나왔다. 금호동순대국의 순대국밥은 밥이 말아져 나온다. 따로국밥은 이름 그대로 밥과 국이 따로 나오는 건데, 아무래도 따로 국밥이 밥 양도 더 많고 순대국 양도 더 많다고 했다(그리고 가격도 천원이 비싸다ㅎㅎ).

 

순대국밥은 뽀얀 국물에 다대기가 올려져서 나왔는데 수저로 휘휘 섞어주면 국물이 빨갛게 변했다. 부추, 들깨가루도 이미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다대기를 다 섞고 한 입 간을 보는데 간이 전혀 안되어 있는게 아닌가! 다대기를 풀어 국물은 빨갛게 변했지만 약간의 매콤함 정도만 있고 그리 맵지도 않았다. 그제서야 새우젓을 많이 준 이유를 알았다! 바로 이 새우젓으로 순대국밥 간을 맞춰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테이블에 소금통이 따로 있었지만 나와 짝꿍은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었다. 너무 짜지 않게 조심조심 간을 맞추니 간이 딱 잘 맞는다. 간이 전혀 안되어 있어 처음엔 조금 당황했지만 내 입맛에 맞춰 소금양을 조절할 수 있는 점이 굉장히 좋았다.

 

(좌) 순대국밥 섞기 전 / (후) 순대국밥 섞어준 후

 

보글보글 끓고 있는 순대국

 

순대국밥 국물은 아주 담백했고, 깔끔했으며, 고기 잡내가 전혀 나지 않았다. 짝꿍은 비위가 약한 편이라 고기 냄새에 아주 예민한데 냄새가 나지 않아 아주 만족해 했다. 순대국 안에는 순대 외에 각종 부속(?) 고기들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먹으면서 느낀 순대 : 고기 비율은 대략 순대 3 : 고기 7 정도였다. 순대 갯수를 정확하게 세보진 않았지만 대충 4-5개 정도가 들어 있었던 것 같다. 순대양이 살짝 부족하다 느껴졌지만 대신에 고기가 넉넉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양은 적당했다. (하지만 진짜 배고플 때 왔다면 살짝 부족하다고 느꼈을 듯 하다)

 

1975년부터 금호동에서 순대국집을 하셨다 하니 벌써 45년이 넘은 집이다. 부모님께 가게를 물려받으신 건 지 주방에 계신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생각보다 나이가 젊으셨다. 45년의 역사가 담긴 순댓국은 진짜 핵 맛있다!!!까진 아니지만 군더더기 없이 정말 깔끔한 맛이었다. 맛있고 자극적인 음식 보다는 매일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란 평이 더 잘 어울리는 순대국밥집이었다. 

 

처음에 손님이 없었는데 우리가 식사를 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손님들이 몰려와서 어느순간 테이블이 꽉 찼다. 역시 이 지역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주인 아주머니랑 말씀을 나누는걸 보니 다 동네분인거 같아 보였다. 나랑 짝꿍도 조만간 다시 방문하여 머리고기와 순대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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