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가 이어져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요즘이다.(겨울이니 당연..! ❄☃❄) 하여 오늘도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 짝꿍과 오랜만에 일본 라멘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우리가 좋아하고 자주 갔던 라멘집은 분당에 있는 코이라멘이었는데, 이제 넘 멀어져서....서울에 라멘 맛집이 어디있나 마구마구 검색 하다가 의외로 집에서 가까운 곳에 평점이 꽤 높은 라멘집이 있길래 한번 방문해 보기로 했다.
짝꿍과 손을 잡고 걷고걷고 걸어 약수역 근처에 위치한 129 라멘 하우스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스타벅스 옆에 바로 붙어있었다. 약수역 스타벅스는 짝꿍과 내가 매봉산 하산길에 꽤나 자주 들렀 곳인데도 바로 옆에 있는 라멘집은 한 번을 가볼 생각을 못했다. 여튼 나름 유명한 곳 같던데 이제라도 방문하게 되었으니 다행!
129 라멘 하우스(129 RAMEN HOUSE)
서울 중구 다산로 129
. 메뉴 : 129 돈코츠 라멘(8,500원), 미소 돈코츠 라멘(9,000원),
교카이 매운 돈코츠 라멘(10,000원), 치킨 가라아게(5,000원), 맥주 등
. 특징 : 오픈키친, 돈코츠 라멘 특유의 기름층이 거의 없는 담백한 국물, 직접 뽑은 얇은 면발의 라멘
129 라멘 하우스는 특이하게 지상이 아닌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지하에 있는 음식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지하 특유의 콤콤한 냄새(?)가 식당에서 나는 게 썩 유쾌하지 않기 떄문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도 막상 매장 안에 들어가보니 넘나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하얗고 모던한 인테리어의 공간에 냄새라고는 아주 맛있는 라멘 냄새만 풍겼다.
메뉴는 아주 단촐했는데, 식사류는 라면 3종류(129 돈코츠 라멘, 미소 돈코츠 라멘, 교카이 매운 돈코츠 라멘)와 사이드인 치킨 가라아게가 다였다. 개인적으로 메뉴가 아주 많은 집보다 이렇게 몇 개 안되는 메뉴를 운영하는 집을 높게 평가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기본 메뉴에 충실한 주인장님 마음가짐이 더 잘 느껴지기 때문이다.
짝꿍과 나는 둘이니깐 세 개의 라멘 메뉴 중에 2개를 골라야 했는데, 마음 같아서는 3개 다 시켜버리고 싶었지만...이 곳의 이름이 들어간 시그니처 라멘 129 돈코츠 라멘과, 교카이 매운 돈코츠 라멘, 그리고 치킨 가라아게를 시켰다. (물론 나는 129 돈코츠 라멘에 계란 추가함 😋 헿)
주문한 메뉴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아까 입구에서 계단을 내려오면서 본 기계(?)가 있는 곳엘 기웃거렸다. 바로 라멘 면을 뽑는 공간이었는데 한국에서 라멘 가게 안에 면 뽑는 기계가 있는 곳은 처음 봐서 조금 놀라웠다. 직접 면을 뽑을 정도면 꽤나 신경써서 라멘을 만드는 집이구나 싶어 라멘 맛이 더욱 기대 되었다.
자세히 보면 라멘 면 뽑는 기계 옆에 공기청정기도 놓여져 있고, 매장 첫인상이 그랬듯 면 뽑는 공간도 아주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어서 신뢰도 상승!
드디어 라멘이 나왔다! 코이라멘과 같은 돈코츠 라멘인데 차이점은 한 눈에 보기에도 명확했다. 일단 기름이 적었다. 코이라멘이 엄청 맛있긴한데 위장이 약해 기름기 많은 음식 소화를 잘 못 시키는 짝꿍은 코이라멘 먹을 때마다 배가 아프다고(그치만 계속 먹음🙄)하는데 이 곳의 라멘은 기름이 적기 때문에 그럴 걱정은 덜었다.
기름이 적기 때문인 지 국물맛도 한결 담백했다. 일본과 한국에서 라멘을 자주 먹었고, 그 중에서도 돈코츠 라멘을 좋아하는 편인데, 지금까지 먹은 돈코츠 라멘 중에서 손에 꼽게 가장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교카이 매운 돈코츠 라멘은 "매운"이 들어갔기 때문에 넘 매울까봐 걱정했는데 전혀 맵지 않고 살짝 매콤한 정도의 맛이었다. 그리고 국물에서 가쯔오부시 맛이 아주 많이 나는게 특징. 129 돈코츠 라멘은 뽀얗고 진한 국물이 특징인데 익히 아는 돈코츠 라멘 맛 보다는 맛이 좀 더 부드러운 편으로 사골 라멘 같은 맛이 났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돈코츠 라멘에 더 근접한 건 129 돈코츠 라멘이었고, 교카이 매운 돈코츠 라멘은 돈코츠 라멘 보다는 해물 라멘의 맛이 더 진했다. 그렇기 때문에 호불호도 갈렸는데, 나는 129 돈코츠 라멘이 더 좋았고, 짝꿍은 교카이 매운 돈코츠 라멘 맛을 더 맘에 들어했다.
두툼한 차슈 한 덩어리에 계란 1개, 목이버섯, 파가 듬뿍 올라간 건 공통이었고, (나름 일본 라멘에서 포인트라 생각하는 죽순은 없었음) 가장 기대했던 면을 먹어볼 차례! 면이 굉장히 특이했는데, 얇고 툭툭 끊기는 가벼운 스타일의 면발이었다. (일본 라멘으로 치면 호소멘 스타일) 쫀득하고 찰기가 있기보다는 메밀면과 비슷한 식감이었는데, 이게 담백한 라멘 맛과 굉장히 잘 어울렸다. 면이 얇아 면이 금방 불을까봐 걱정했는데, 잘 불지 않고 끝까지 식감이 유지되었다. 국내에서는 처음 먹어보는 식감의 면이어서, 일본 라멘 덕후분들이라면 한 번쯤 방문하여 직접 먹어보는 걸 추천한다.
129 라멘 하우스 테이블 위에 깨알같이 라멘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란 안내가 붙어져 있었는데, 적당히 익은 아지타마고(계란)를 가장 마지막에 먹으라고 써있었다. 원래대로라면 가장 먼저 계란부터 해치웠을테지만 시킨대로 참고 참다 나중에서야 계란을 먹었다. 계란은 거의 흰자만 익혀서 라멘에 넣는 모양인 지, 뜨끈한 라멘 국물에 익은 상태였을텐데도 반숙보다 살짝 덜 익은 축에 속했다. 마치 푸딩과 같은 식감의 계란! 넘 맛있었다. 계란을 추가해서 계란을 2개나 먹었는데, 담에 왔을 땐 한 2-3개 추가해 먹을 생각이다. ㅋㅋ 다음 번 방문 땐 차슈도 추가, 계란도 추가하는걸로...😋
사이드로 시킨 치킨 가라아게도 나왔다. 치킨 가라아게는 총 4조각이 나왔는데 엄청나게 바삭바삭했다. 맛은 딱 생각하는 치킨 가라아게 맛이었는데, 특이하게 로즈마리가 들어간 마요네즈에 찍어서 먹는 형태였고, 이게 별거 없는 것 같은데도 이상하게 맛있어서 계속 찍어먹게 됐다.ㅋㅋ(그런데 살짝 느끼하긴 함) 짝꿍과 함께 이집 잘하네~얘기하면 치킨 한입 먹고 라멘 국물 먹고 무한 반복.
이쯤 먹으니 슬슬 배가 불렀지만 여기서 포기할 순 없어서 공기밥을 추가로 시켰다. 서비스 밥은 무료인데, 아주 작은 종지(?)에 담아다 주신다. 밥은 서비스고, 무료여서 더 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더 주실테지만, 어차피 배도 부르고 맛만 볼 생각이었는데 적당한 양을 주시니 오히려 센스있고 배려심 있다고 느껴졌다. 짝꿍과 나란히 각자 라멘 그릇에 밥을 반반씩 말아 먹었는데, 129 돈코츠 라멘 국물에 밥을 마니 뜨끈한 사골 국밥에 밥 말아먹는 느낌이 났다. 분명 먹은 건 라멘이었는데, 밥을 말아 먹으니 국밥 한 그릇 먹은거마냥 아주 든든해지는 마술!
오랜만에 찐 라멘 맛집을 발견해서 짝꿍과 아주 기분이 좋았다. 묵직한 느낌의 라멘을 좋아하는 편었는데, 묵직하지 않고 라이트한 라멘도 맛있을 수 있단 걸 느끼게 해준 곳. 집도 가까우니 일본 라멘 특유의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땐 무조건 129 라멘 하우스를 다시 찾을 생각이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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