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리 해제된 짝꿍 몸보신을 위해 오랜만에 보양식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몸보신엔 장어!"라는 생각에 장어파는 곳을 찾아 보았다. 장어구이하면 부모님과 자주 가는 파주 <갈릴리농원>이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우리는 차가 없는 뚜벅이니🥺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편한 곳을 찾아야 했다.
짝꿍과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장어 얘기를 하다보니, 후쿠오카에 가서 먹었던 <요시즈카 우나기야>가 생각나서, 한국에서도 그런 장어덮밥을 파는 곳이 없나? 싶어 폭풍 검색해 보았다. 그랬더니 웬걸- 일본식 장어덮밥을 파는 곳이 엄청나게 많았다!!
줄서는 식당 방송에 나온 청담 <해목>, 워커힐 옆 <우미관> 등등. 많은 선택지 중에서 오늘 우리가 선택한 곳은 <양산도>라는 곳이었다! 대치, 여의도, 잠실, 당산 등 여러 곳에 지점이 있는 체인점인 듯 했는데, 우리는 이 중에서 잠실점을 가기로 했다. 지하철로 접근하기 편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리뷰 평가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밥 다 먹고 나서 근처 석촌 호수도 좀 걷고, 롯데월드몰도 구경할 생각!🧐
목적지가 정해지자 마자 바로 출바알-! 지하철로는 9호선 석촌고분역에 내리는게 더 가깝지만, 우리는 환승을 더 적게하는 2호선 잠실역에서 내리기로 했다. 마침 날씨도 덥지 않아서 가는 길에 석촌호수를 끼고 걸어갈 생각이다.
양산도 잠실점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로 176 2층
9호선 석촌고분역 1번 출구 472m
2호선 잠실역 3번 출구 993m
메뉴 : 히츠마부시(나고야식 민물장어덮밥) 보통 25,000원, 특 34,000원
부타동 16,000원, 점심특선(장어 비빔밥) 16,000원
잠실역에서 걸어가는 거리가 꽤 되지만(걸어서 20분 정도) 오랜만에 짝꿍과 손잡고 석촌호수를 걸어가니 기분이 참 좋았다. 🥰 그리고 밥 먹기 전에 좀 걸으니 배도 적당히 꺼지고 장어 먹을 준비 완료! 잠실은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 그러고 보니 이 쪽은 처음이다. 오늘 보니 주변에 아파트가 많아서 인지 식당들이 꽤나 많았다. 잠실 올 때마다 매번 롯데월드몰에서 식사를 하곤 했는데, 산책 삼아 이쪽으로 걸어와도 좋겠단 생각을 했다.
양산도는 2층에 위치해 있지만, 1층에 스타벅스가 있기 때문에 바로 찾기 쉽다. 또 2층으로 바로 연결되는 출입구가 따로 있었는데, 입구엔 메뉴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계단 옆 벽면에 양산도에 대한 설명이 있다.
양산도는 60년 전통의 민물장어 명가입니다. 저희 양산도는 계속해서 맛있고 몸에 좋은 민물장어를 우리 국민들께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께라니, 마치 대통령이 할 법한 말인데 먼가 진심이 느껴져서 좋았다. 아무튼 나랑 짝꿍은 양산도란 곳을 오늘 처음 알았는데, 60년이나 된 곳이라니 역시 세상은 넓고 가야할 곳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손님이 넘 많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약간 이른 점심 시간에 방문해서인지 내부는 생각보다 한산했다. 인테리어가 엄청 고급스러웠는데, 무엇보다 맘에 드는건 널찍널찍한 자리 배치였다. 공간이 아무리 넓어도 좌석이 다닥다닥 붙어있음 답답하기 마련인데, 이 곳은 공간을 이렇게 써도 될까 싶을 정도로 공간을 널찍이 활용하고 있어, 요즘같은 코로나 폭등 시기에 주변 신경을 덜 쓸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주변 말소리도 잘 들리지 않으니 대화하기도 좋음!
메뉴판을 보니 제일 앞 장에 다시 한번 양산도에 대한 설명이 쓰여져 있다.
1956년. 부산광역시 사상구 엄궁동에서 민물장어구이 전문점 '양산도집'이 개점하였습니다.
오. 당연히 서울이 본점일 줄 알았는데 부산이 본점인 곳이었다. 아직 짝꿍과 함께 부산을 가본적이 없는데, 담에 부산 방문하면 꼭 본점을 가봐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특)민물장어덮밥, 짝꿍은 (보통)민물장어덮밥을 시켰다. (특)과 (보통)의 차이는 밥양과 민물장어 양의 차이이다. (보통)은 밥양이 180g, 민물장어가 160g인데, (특)은 밥양이 230g, 민물장어가 240g 제공된다. (보통 장어양만 기재하고 밥양은 따로 기재 안하는데, 양산도는 밥양까지 기재하고 있어 뭔가 신뢰가 갔다.)
정리하면, (보통)은 밥보다 장어가 적은데, (특)은 밥보다 장어가 많은게 특징이다!!! 다 먹고 나서 하는 얘기지만, 꽤나 맛있으니 가능하면 처음부터 (특)을 시키도록 하자! 😋
양산도의 민물장어 덮밥은 밥, 장어구이 외에 샐러드, 메밀국수, 계란찜(자왕무시), 김치, 미소된장국이 기본으로 나오고, 김가루, 파, 생와사비와 히츠마부시로 만들어 먹을 때 필요한 따뜻한 오차육수가 함께 제공된다. (특)과 (보통)은 반찬 종류 및 사이즈 다 동일한데, 덮밥 그릇 사이즈에서 차이가 있다. 그릇 사이즈를 비교하면 대충 1.5배 정도 더 큰 듯 하다.
메뉴판에도 나와있지만, 음식이 나오면 점원분이 다시 한번 먹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그냥 장어덮밥으로 먹는건 줄 알았는데 총 3가지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단다. 먹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장어덮밥을 4등분 한다.
2. 첫 번째 1/4은 그냥 먹는다.
3. 두 번째 1/4은 함께 제공된 김가루, 파, 생와사비를 넣어 비벼 먹는다.
4. 세 번째 1/4은 덮밥에 김가루, 파, 생와사비를 넣고 오차육수를 부어 말아 먹는다.
5. 마지막으로 남은 1/4를 가장 맛있었던 방법으로 먹는다!
위와 같이 먹었을 때 내가 가장 맛있었던 건 세 번째 히츠마부시(장어덮밥에 오차육수를 부어먹는) 방식이었다. 짝꿍에게도 물어보니 짝꿍은 다 맛있다며 못 고르겠다고 한 참을 고민😨(읭?)하다가 비벼 먹는것과 말아 먹는것 둘 다 맛있지만, 비벼 먹는건 좀 퍽퍽하기 때문에 말아 먹는것이 더 맛있다고 했다. 결론은 우리 둘다 오차육수를 부어 먹은게 가장 맛있었다!
장어덮밥의 장어는 두께가 꽤나 얇았다. 물론 두께랑 상관없이 어차피 무게에 맞춰 제공되는거라 상관은 없긴 했지만, 갈릴리 농원에서 먹던 그 손가락 두께의 두툼한 장어나, 일본에서 먹은 장어의 두께와는 확연히 차이나게 얇은 점은 조금 아쉬웠다. 장어에 발린 타래 양념에선 훈연향이 났고, 달달해서 맛이 좋았다. 일본 요시즈카 우나기야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교토 어느 곳에서 먹었던 장어 덮밥에 비해서는 훠얼씬 맛있을 정도! 짝꿍도 일본에서 먹은 장어 덮밥과 거의 맛이 비슷하다고 했다. 다만, 단 맛이 좀 세서 어른들은 넘 달다 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메뉴가 나오고 (보통) 양이 적어보여 짝꿍이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는데🙄(그래놓고 바꿔준다니 싫다고 함), 막상 함께 나온 계란찜과 메밀국수까지 모두 다 먹고 나니 은근 배가 불렀다. 당연히 (특)을 다 먹은 나도 배가 엄청 불렀다.
저렴한 가격대는 아니지만, "장어"라는 메뉴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가성비가 나쁘진 않은 듯 했다. 매장 인테리어도 고급지고, 점원분들은 친절했으며, 분위기와 맛 전반적으로 모두 만족스러웠다. 재방문 의사 200%! 나중에 부모님과 함께 오고 싶단 생각, 알로하랑도 함께 오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장어구이 말고 일본식 장어덮밥이 땡길 때, 양산도를 추천한다. 우리는 잠실 지점만 가봤지만 체인점이기 때문에 집 근처 어디든 비슷한 맛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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