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테님의 '(잘 모르면)올웨더 절대로 투자하지 마세요'에서 시작된 올웨더 스터디 15번 질문에 대해서 답해볼 차례가 왔다. 지금까지 '8번 질문 1996년부터 엑셀로 백테스트할 수 있는가?'만을 제외하고 나름 충실하게 답변을 이어왔는데 그 과정에서 확실히 배운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최근 개인적인 공부 일정으로 올웨더 관련 스터디를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진행하고 있는데 언젠가 35번질문까지 모두 답하게 되면 다시 한번 각각의 질문들에 대해서 리마인드하고 답변에 대해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작업도 진행해봐야겠다.
잡설이 길었다. 바로 질문에 대해 고민한 결과를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인덱스 펀드에 너무 많은 자금이 들어가 있어 2008년 같은 상황이 다시 오면 갑자기 환매가 나올 수 있는데 이 부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먼저 2008년 같은 상황이 무엇인지 알아야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8년 같은 상황은 일명 리먼사태라고 불리우는 금융위기를 뜻한다. 금융상품에 대한 과도한 차입과 악성 부실자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했다.
2008년 9월 15일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칭하는 말. 리먼 파산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파산으로, 파산 보호를 신청할 당시 자산 규모가 6390억달러였다. 리먼 파산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후유증으로 우려만 무성했던 미국발 금융위기가 현실화된 상징적인 사건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과도한 차입과 악성 부실자산으로 촉발된 리먼사태의 영향은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됐다.
-[네이버 지식백과] 리먼사태 (시사경제용어사전)
실제로 2008년 9월경 S&P500 지수를 살펴보면 엄청나게 폭락한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와 비교해보면 낙폭이 좀 덜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때 당시에는 유례가 없던 엄청난 대폭락이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 이제 2008년과 같은 상황이 무엇인지 알았으니 질문을 좀더 구체화해보면 이렇다. '인덱스 펀드에 너무 많은 자금이 들어가 있어 금융위기 상황이 다시 오면 갑자기 환매가 나올 수 있는데 이 부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도가 되겠다. 이 질문에 대해서 나는 3가지의 대답을 생각했다.
1. 시장이 폭락했을 당시 오히려 패시브 펀드로는 돈이 유입됐다.
※원문 다운로드 URL : https://www.bostonfed.org/publications/risk-and-policy-analysis/2018/the-shift-from-active-to-passive-investing.aspx
과거의 결과가 무조건 미래를 담보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참고하고 배울 수는 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 발행한 논문 '액티브 투자에서 패시브 투자로의 전환(The Shift from Active to Passive Investing : Potential Risks to Financial Stability?)'을 살펴보면 2008년과 2013년 주식 시장이 폭락했을 당시 오히려 패시브하게 운영되는 펀드로는 돈이 유입됐으며 이로인해 금융시장의 환매리스크를 줄였다고 한다
2007년에서 2009년사이 미국 시장 주식뮤추얼 펀드흐름을 살펴보면 액티브한 펀드는 흐름이 감소하고 있지만 패시브한 펀드는 오히려 증가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그 원인으로는 2가지를 추축해볼 수 있을 것 같다.
1. ETF 및 패시브 투자자들은 뛰어난 펀드매니저를 찾을 요인 자체가 없기 때문에 대규모 환매를 요청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2. ETF 및 패시브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시장 폭락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 |
※SK 증권 ETF 오해와 진실1. Systemic Risk에 대하여 리포트 참조
2008금융 위기는 아니지만 최근 코로나사태에서 ETF에서의 현금흐름은 어땠을까. 주가가 빠지는 낙폭만 봐서는 2008년 리먼사태보다 더 급격하게 빠졌는데 이때도 환매리스크가 높아졌을까. SK 증권 리포트를 살펴보면 오히려 S&P500 지수 추종 ETF에 대한 유입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
과거가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과거의 케이스를 검토해본 결과 2008년과 같은 주식시장의 큰 위기가 오더라도 오히려 패시브한 운용전략을 취하고 있는 ETF들은 환매리스크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2. 2008년 당시 올웨더포트폴리오의 낙폭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김단테님의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적용하여 백테스트를 하고 싶었으나 VT, EDV와 같은 ETF들이 2009년 전후로 출시된 ETF라서 2008년 사태를 정확히 반영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우선은 레이달리오가 토니로빈슨의 책 '머니'에서 밝힌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백테스트를 진행해봤다. 김단테님의 V1, V2, V3을 적용한 올웨더 포트폴리오도 이와 크게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이니 참조해주기를 바란다.
2008년 금융위기 시절의 퍼포먼스를 확인하기 위해 백테스트 기간을 2008년부터 2010년까지만 설정하여 실시했다.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이 가능한 것처럼 금융위기 당시 올웨더 포트폴리오의 낙폭은 생각보다 매우 적은 편이다. MMD(최대하락폭)도 12%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김단테님의 포트폴리오를 적용하여 하락폭이 이보다 더 클지라도 최대 15~20%사이를 추측해볼 수 있는데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이정도의 하락폭은 개인적으로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미래는 알 수 없으나 백테스트 결과로 미루어볼 때 2008년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올웨더 포트폴리오에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3. 가능성이 높지 않으나 환매로 인해 그럼에도 하락폭이 커진다면 어쩔래?
※이미지 URL : http://www.truefriend.com/main/research/advice/Stock.jsp?cmd=TF07cb030002&num=58841
2가지 정도로 대응이 가능할 것 같다. 첫째로 투자금을 오히려 늘린다. 올웨더 포트폴리오와 같은 베타를 추구하는(시장 수익률을 목표로하는 투자) 전략은 시장의 우상향을 전제로한 투자 방법이다. 올웨더 포트폴리오 투자방법을 선택한 이상 시장의 우상향을 믿고 남는 돈으로 오히려 투자금을 늘려가는 방법이 추후 우상향 했을 시 수익금의 회복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부수적인 전략으로 평소에 적절한 환율에서 환전을 일정부분 해놓고 현금 보유를 해놓는 다면 환헤지로 낙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
둘째,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첫번째 전략의 연장선상일 것 같은데 시장은 언젠가는 반드시 우상향한다. 이런 믿음이 없다면 애초에 올웨더와 같은 투자를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일정 비율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더 좋겠지만 현금이 없다면 최초의 포지션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계좌 수익률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개별 주식투자가 아니라 ETF에 분산투자 돼 있고 자본주의의 성장을 믿을때 실행할 수 있는 전략이다. 개별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의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한 분석이 완벽하게 돼있고 또 그 기업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다면 버티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나는 개별기업에 대해 그만한 분석력과 믿음이 없다. 그래서 전세계에 투자하는 ETF로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결론
이번 질문에 대한 결론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환매리스크는 생각보다 크지 않으며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그냥 들고 있으면 된다."가 내 결론이다. 전문 투자가들의 노력을 보면 엄청난 수준이다.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탐방하고 그 기업의 CEO보다 그 기업에 대해 더 잘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다. 나는 그정도의 노력을 기울일 시간도 자신도 없다. 남들의 수익을 부러워하며 조급하게 투자하기보다 적절한 탐욕을 유지해가며 나만의 속도로 경제적 자유를 이루겠다.